블로그는 박리다매 장사가 아닙니다

이 사이트를 준비하면서 제가 한국어로 된 블로그들을 꽤 많이 둘러보았는데, 무엇보다 저를 놀라게 한 것은 블로그는 매일 써야한다, 심지어 하루에 포스트를 두 개를 쓰면 더 좋다는 식의 조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여기저기 다니다가 포스트가 3,000개가 넘는 블로그들도 몇 번 보았습니다. 몇 년이나 써 온 블로그인지 몰라도 참으로 놀라울 뿐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숫자가 많을 수록 좋은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 써 내는 포스트가 과연 모든 사람에게 자신있게 내 놓을 수 있는 고급 정보를 담을 수 있는지 저는 정말 의문입니다. 매일 하나씩 둘씩 써내는 그런 대량생산 포스트들이 정말 독자에게 새로운 정보, 유용한 정보, 독창적인 컨텐츠를 담아낼 수 있습니까? 혹시 여기저기서 글을 골라모아 짜집기해서 마구 찍어내는 것은 아닌가요? 그렇게 포스트가 3,000개나 되면 방문하는 독자는 둘째 치고 블로그를 쓰는 이는 과연 그 많은 포스트들을 다 읽을 수 있나요? 질문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단순히 포스트 수가 많은 블로그들을 싸잡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포스트 수가 빈약한 것보다는 많은 쪽이 당연히 낫지요.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포스트의 질이 우수할 때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간혹 풀타임으로 블로그만 쓰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처럼 기본적으로 하는 다른 일이 있는 상태에서 시간을 떼어 블로그를 쓰는 사람으로서는, 블로그 포스트를 매일 써낸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일주일에 하나 쓰라고 해도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자주 쓸수록 블로그 점수가 올라간다면서 아무쪼록 부지런히 힘내서 많이 쓰라고들 독려하니 참 기가 막힙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 매일 그렇게 많이 쓰면서도 알차고 유익한 글을 써 낼 역량이 된다면야 누가 말리겠습니까. 하지만 저같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그런 것은 힘듭니다. 설사 제가 풀타임으로 블로그만 쓴다고 해도 저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포스트를 그렇게 대량생산해 낸다면, 그것은 본인도 피곤하고 다른 사람도 피곤하게 하는 일입니다. 꼭 필요한 정보와 지식과 조언만 포스트에 담아 정성껏 포장해 내놓는 것이 백배 낫습니다.

그리고 매일 하나 혹은 두개씩 써내야 한다고 하면, 효율적으로 블로그를 쓰는 요령을 찾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빨리, 그러면서도 남보기에는 그럴 듯한 것을 뚝딱 만들어낼까를 고민하게 되겠지요.

여러분, 그런 방향으로 절대 가지 마십시오. 그래야 블로그 점수가 올라간다는 둥, 그래야 검색 엔진이 좋아한다는 둥 하는 그런 쓸데없는 말은 귓전으로 흘려버리십시오. 그런 점수 없어도, 그런 검색 엔진의 이쁨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남들이 쓰지 않는 독창적이고 양질인 컨텐츠를 써 낸다면 여러분의 포스트는 반드시 구글 검색 1페이지에 당당히 올라갈 것입니다. 저를 믿으십시오. (믿지 못하겠거든 실험을 해 보십시오. 과연 3,000개씩 써낸 그런 것 중의 하나가 구글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올라가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5년차 블로그인데도 포스트가 이제 200개를 간신히 넘긴(그것도 게스트 포스트와 제 파트너가 쓴 IT 관련 포스트까지 모두 포함해서) 제 번역가 블로그는 대부분의 번역 관련 키워드에서 구글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나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시지푸스처럼 아침마다 하기 싫은 일을 다시 반복해서 해야 하는 지루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블로그는 신나고 재미있으려고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별로 할 말도 없는데 매일 뭘 써내야 한다는 건 도대체 누가 정한 노예 규칙인가요? 걱정 마십시오. 여러분이 포스트 쓰지 않아도 세상은 끄덕 없이 잘 돌아갑니다. 열심히 일하고 책 읽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그러다 할 말이 생각나면 그것을 잘 정리해서 포스트를 쓰면 됩니다.

포스트는 그저 많이 써내면 안되고 정성껏 잘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블로그를 쓸 때는 모름지기 효율이란 것은 잊어버리십시오. 오직 효과만 따지십시오. 특별히 에버그린 지식 컨텐츠를 쓸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 번 써 두면 그 글은 아주 오래오래 온라인에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 쓴 포스트는 여러 모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쓸모있는 정보를 잘 정리해서 담고 있는 좋은 포스트를 하나 쓰면, 일부 사람들이 그것을 읽고 유용하게 여길 것입니다. 그래서 끝까지 다 읽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포스트의 서치 엔진 랭킹이 올라갈 것입니다. 따라서 그 포스트 덕분에 나중에 더 많은 트래픽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페이스북 라이크도 늘어날 것이고 뉴스레터 구독도 증가할 것입니다.  반면에 누구나 쓰는 내용을 가지고 그렇고 그런 포스트를 대량으로 방학 마지막 날에 밀린 숙제 하듯(크… 그 악몽…) 생산해 낸다면 그런 포스트들은 순식간에 잊혀지고 말 것입니다. 심지어 포스트를 쓴 이도 읽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포스트를 썼다는 것조차도 잊어버릴 것입니다. 세상에 그런 낭비가 어디 있습니까?

그러므로 블로그와 관련해서는 박리다매 정신을 완전히 버리십시오.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양질의 포스트, 유익한 포스트, 잘 정리된 포스트, 정성과 열정이 담긴 포스트, 설득력이 있는 포스트, 알아듣기 쉽게 쓴 포스트, 독자에게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담고 있는 포스트를 쓰도록 노력하십시오.

[포스트 요약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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