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1. 애매한 단어

어떤 단어를 마치 무엇이든 가리킬 수 있는 대명사처럼 마구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 머릿속에서 그게 뭔지 알지 몰라도 읽는 사람은 참 답답합니다. 아래 글을 보세요.

  •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기가 힘듭니다. 저기서 여러 번 쓰인 ‘부분’이 다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읽는 사람은 알 수가 없습니다. 자기가 어떤 말을 하지 않겠다는 요지는 전달이 되는데 나머지 부분은 매우 애매합니다. 책임을 회피하거나 읽는 사람의 머릿속을 몽롱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아래와 같이 고쳐보았습니다.

  • 그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음 문장을 보세요.

  • 나름대로 잘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어서 좀 그렇네요.

아무리 한국어가 컨텍스트에 많이 의존하는 언어라고 해도 말이나 문장을 저렇게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저런 말을 듣거나 읽고 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해도 사실 내용이 잘 전달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서로 동상이몽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글은 정확하게 써야 합니다. 책임지지 않는 애매한 단어 뒤에 숨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고쳐 보았습니다.

  • 나름대로 잘 하려고 애는 썼는데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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