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 제가 포스트 길이, 숫자, 발행 빈도에 대해 얽매이지 말라고 이미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번 포스트에서는 조금 구체적으로 왜 그런 규칙이 필요없는지를 잠깐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포스트 숫자
블로그에는 포스트가 몇 개나 있는 것이 좋을까요? 10개? 30개? 100개? 1,000개? 아니면 그야말로 다다익선일까요? 저는 여러분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데 필요한 숫자만큼’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만약 포스트 10개에 여러분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끝이지요. 단 하나도 더 필요치 않습니다. 반면에, 1,000개로도 부족하다면 1,001번째 포스트를 쓰는 것이지요.
포스트 숫자에 대해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그것에 반대합니다. 사실 저는 그런 식으로 말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합니다. 제가 기초공부에서 지적했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그런 식의 충고 같이 들리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블로그 쓰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일도 없고 인생의 다른 재미도 전혀 없다면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고 쓰십시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도대체 왜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 포스트를 쓰고 앉아있단 말입니까? 게다가 포스트 숫자가 너무 많으면 방문자가 필요한 것을 찾기도 힘듭니다. 특히 에버그린 사이트를 위해서는 다다익선이란 개념을 버리시고 “Less is more!”라는 생각을 가지고 효율과 효과를 추구하십시오.
포스트 길이
일반적으로 영어로 쓰여진 포스트에 대해서는 450 단어를 추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어로 치면 한 350단어쯤 되겠지요. 사람들이 저런 가이드라인을 제안하는 근거는, 포스트가 너무 길면 지겨워서 다 읽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람들의 집중력이 점점 짧아져가니 너무 길게 쓰지 말고 한 번에 부담 없이 읽을 분량으로 쓰라는 겁니다. 실제로 한국어로 쓰여진 블로그 포스트들을 보니 상당히 짧습니다. 100단어가 되지 않는 포스트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런 것 완전히 무시합니다. 제가 건방져서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이유가 있습니다. (아래에 나옵니다.)
별로 쓸 말이 없으면 아예 쓰지 마시고, 쓸 말 있으면 그 말을 다 할 때까지 쓰면 됩니다. 여러분이 열과 성을 다해 쓰는 말을 지겨워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여러분의 독자가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독자는 여러분의 사이트에 우연히 온 사람이 아니고 어떤 질문,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 답을 얻으려고 온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또 다른 곳에 가서 답을 찾으려고 헤매지 않아도 되도록 필요한 것을 거기 다 써 두십시오. 그 방문자가 충분히 만족하도록,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도록, 그 질문이나 문제에 대한 모든 답,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다 제공하십시오. 포스트 길이 같은 것은 조금도 신경쓰지 마십시오. (물론 주제와 상관없는 말은 쓰지 마십시오. 일부러 길게 쓰는 것은 일부러 짧게 쓰는 것보다 더 나쁩니다. 그건 필요한 것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고 독자를 고문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보통 짐작하는 것과는 반대로 실은 긴 포스트가 SEO 랭킹이 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포스트에는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이 제대로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더 오래 읽고 더 자주 읽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긴 포스트의 SEO 랭킹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짧은 것 여러 개를 쓰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포스트 하나를 길게 쓰는 것이 장기적인 사이트 트래픽 측면에서 훨씬 더 낫습니다. 실제로 저는 한국어 단어로 4,111단어짜리 포스트도 쓴 적이 있습니다. 그게 잘 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SEO 구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지 모르죠. 하지만 저는 신경 안 씁니다. 제 블로그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만큼 쓰는데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너무 지겨워서 사람들이 읽지 않을 거라고요? 읽지 않을 사람은 어차피 짧게 써도 읽지 않을 것이고, 읽을 사람은 어차피 다 읽습니다.
포스트 발행 빈도
포스트를 자주 발행할 수록 좋다는 말을 많이 읽으셨을 것입니다. 그런 조언은 완전히 무시하십시오. 저는 블로그에 대해 마음에 불이 붙으면 폭풍처럼 써 냅니다. 하루 하나가 아니라 하루에 5개 정도씩 써 내는 때도 많습니다. 물론 실제로 포스팅을 하는 과정에는 글쓰기 외에 다른 작업(이미지 작업, SEO 등)도 필요하니까 실제 포스팅을 그런 속도로 하지는 못합니다. 초안을 쓰는 속도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실은 지금 이 포스트도 그런 포스트에 속합니다. 실은 엄청난 속도로 쓰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것을 권하냐고요? 네. ㅎㅎ 간만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니 좋습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폭풍처럼 쓰십시오. 두려움 없이, 아낌 없이, 주저함 없이, 신나게, 열심히 쓰십시오. 뭐 또 좋은 부사가 없나요? 암튼 이렇게 쓰고 나중에 글을 다듬고 이미지도 찾고 SEO 작업도 해서 또 한꺼번에 쫙 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한 달이 지나도록 하나도 발행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것은 바로 이겁니다. 많이 쓰고 규칙적으로 쓰고 심지어 무슨 테크닉을 써서 발행 시점을 조정하려고 하는 그런 쓸데없는 고민은 전혀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하고 싶은 대로, 여러분의 시간이 나는 대로, 여러분의 블로그의 목표상 필요한 만큼 써 내라는 말입니다.
제 말이 여러분께 자유와 해방을 느끼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제 의도입니다.